나는 그림자와 글자를 바꾸었다.

그림자는 더 옅고 뿌옇게 하고, 주의를 너무 많이 끌던 테두리 효과는 껐다. 시스템 폰트 스택을 쓰던 산세리프 스타일은 Work Sans와 Gothic A1으로 교체했다. Lora와 본명조를 쓰던 세리프 스타일도 퇴임시켰다. Gothic A1의 넓은 자간에 맞추어 행간도 넓혀서 밀도는 줄어들고 글자의 사각형 모양은 더 두드러져서 전체적으로 고정폭 로마자 매뉴스크립트나 중·일어 조판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 혼자 생각했다. Work Sans와 Gothic A1는 내 인쇄체 손글씨와 제일 비슷한 인상이 아닌가도 싶다.

새 연애는 100일을 채우지 못하고 끝이 났다.

사이트 스타일시트를 잘 구조화해 놓은 덕분에 사이트의 전체 인상을 좌우하는 큰 변화도 몇 군데만 바꾸어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스타일뿐 아니라 테마 차원에서 구현한 기능들도 이번에는 상당 부분 설정할 수 있게끔 설계해 놓았다. 예를 들어 상단의 바를 현재 이 블로그에서처럼 화면에 고정시킬지, 또 주요 내비게이션 메뉴를 데스크톱에서 지금처럼 펼쳐 놓을지 설정할 수 있다. 이 테마를 기본으로 몇 가지 다른 샘플 사이트들을 더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내가 생으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확신이 있으면 방황하지 않을 테고, 비틀대며 무턱대고 누군가와 감정을 엮다가 상처를 주는 일도 적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그것 역시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앎과 확신을 늘 추구하지만 그러다 보면 모름과 의심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눈에 불을 켜게 된다. 그러면 마음에 누울 자리가 없다.

  1. e

    그림자와 글자가 바뀌었군요. 개인적으로 전의 것이 더 나은 듯 하지만 왜 그런지 설명하기가 애매하네요:-) 
    제 경우엔 알면 알수록 확신하고는 멀어지는 것 같더라구요. 오히려 점점 더 몰라지는 것 같은 현상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