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택근무 중이다.

중간에 며칠 사무실에 나가긴 했지만 일수로는 약 열흘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도심 공유 오피스 특성상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평소 사용하는 업무 도구들은 전부 클라우드 기반이어서 원래도 여기저기서 회사 일을 보는 일이 많긴 하지만, 사무실 전화기까지 가져와 집 책상에 올려놓으니 제법 홈 오피스 느낌이 난다.

운이 아주 좋았다. 이사한 집 공사를 얼추 끝낼 때쯤에 이러한 상황이 온 것이. 부엌 공사가 다 되어서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것이 불편하지 않고, 집에만 있더라도 집안일에 시간이 무한정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이 공간에 맞는 생활 습관이 생긴 참이다.

하지만 나도 재택근무를 일주일 이상 장기적으로 해 본 적은 없기 때문에, 작년에 프리랜서 네트워크에서 들은 베테랑 재택 프리랜서들의 노하우를 떠올리며 일의 리듬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일단 잠과 끼니 시간은 절대 고정이다. 아침에는 작은방 거울 앞에서 맨손운동을 한다. 일할 때만 조명을 차갑고 밝게 하고, 창문을 열어 온도를 20~22도 정도로 내린다. 밥이나 커피 둘 중 하나는 밖으로 사러 나간다. 아침 직후, 점심 직후 각각 한 시간씩 서서 일한다. 저녁에는 중앙공원이나 학의천까지 삼십 분 이상 걷는다. 물론 매일 빠짐없이는 아니지만 한 80% 정도는 그렇게 하는 것 같다.

주말은 하루는 가족, 하루는 친구를 만나는 데 쓰고 있다. 저번 주말엔 토요일에는 누나들을 만나 위스키 마시고 만두 먹으면서 〈모노폴리〉를 했고, 일요일에는 가족들과 꼬깔콘 먹으면서 〈티켓 투 라이드: 유럽편〉을 했다. ‘뭐뭐를 먹으면서 보드게임 뭐뭐를 했다’가 내가 가장 깊은 안정을 느끼는 한 주의 소중 타임이 되어가고 있다.

  1. 플럭

    첫 번째 사진의 검정색 바퀴 달린 의자가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 혹시 알 수 있을까요?

    1. 김괜저

      그것은 이케아 제품입니다. 10년째 같은 의자입니다.

  2. 식빵

    저도 그 의자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