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통화량이 늘었다.

광화문

언제나 퇴근길에 필요 이상으로 걷는 편이었지만 올해에 달라진 점이 있다. 전화를 하면서 걷는 일이 많아졌다. 점점 없어져가던 통화할 일이 이렇게 2020년에 다시 많아질 줄이야. 월 통화사용량이 0분 남았다는 문자를 꼬박꼬박 받는다. 딱히 용건 없이 수다를 떨면서 걷다 보니 생각보다 너무 멀리까지 걸어버릴 때도 있고, 염두에 두었던 동선을 완전히 비껴나는 일도 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반가운 전화가 오면 나와서 그대로 걷기도 한다. 에어팟이 있어서 가능한 일 같기도 하다.

염리동

지난 주에는 퇴근을 앞두고 회사 지하에서 저녁으로 카레를 먹다가 갑자기 근심 생기는 소식을 듣게 됐다. 카레를 먹는둥마는둥하고 있는데 (말이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잘 먹었다) 마침 그 때 Y 전화가 왔다. 나는 성격상 한창 고민중인 얘기는 주변에 잘 못하고 어느 정도 내 안에서 정리가 되면 그제서야 내가 이랬지 뭐야 저랬지 뭐야 필요 이상으로 공유하는 편인데, 이렇게 타이밍 잘 맞춘 전화가 오면 지금 고민을 말한다. 멀어서 평소였으면 잘 가지 않는 Y네 동네에서 만나서 고민을 얘기하고, 돌아오는 길에 적당한 결론을 내렸다.

병목안 시민공원

  1. 따뚜

    언젠가 ZUZU에서 점심에 부대찌개 부페를 맛있게 먹었었는데, 이렇게 보니 반갑네요. 건강 조심하셔요

    1. 김괜저

      부대찌개 부페라는 것이 있는 곳이었군요. 건강 조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