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중에 맞는 모자가 둘 밖에 없다.

머리가 어느 날 커져서 그랬을 리도 없고, 원래 머리가 큰 데다 숱도 많아서 모자가 안 맞는다. 그래도 어쩌다 마음에 드는 모자가 보이면 ‘혹시 모든 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사곤 한다. 쓰고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당연히 잃어버리지도 않아서 그대로 걸어놓고 보는 데에 쓴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갖고 있는 모자 중 맞는 게 반의 반 밖에 안된다는 것을 고백하는 건 처음이다. 오늘 하루 꽤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이길 힘이 있다. 쓰고 나니 이제는 없다. 자야겠다.

  1. 소제

    취향이 탁월하시네요. 구매 정보 알려주세요! 아님 저한테 당근하실래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