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니가타에 갔다.

니가타

니가타는 엄마가 골랐다. 〈설국〉의 배경인 점. 대도시에서 떨어진 시골을 볼 수 있는 점. 밥과 술이 맛있는 점이 고려되었다. 가족끼리의 일본행은 오사카(2010), 삿포로(2017)에 이어 세 번째다. 결혼한 동생이 빠지니 자연히 나의 기획력과 통솔력이 절대적이게 되었다. 니가타행 직항이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갔다. 공항에서 코로나 서류 검사며 JR 패스 수령이며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첫날은 숙소까지 이동에 다 썼다. 적당한 료칸에서 묵었는데 석식을 먹기에 너무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을지 내내 걱정이 되었다. 미리 전화를 주었지만 영어가 전혀 안 통하는 직원이 우리의 도착 예정 시각을 이해한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다행히 내 이름이 내걸린 식당 룸에서 반쯤 미리 상차림이 된 가이세키 요리를 무사히 먹고 잘 수 있었다.

료칸은 니가타현 내 온천 지방에 있고 니가타시는 한 시간 또 나가야 있었다. 날이 내내 좋기만 했다. 세계적으로 더운 봄이었지만 해안 기후여서인지 벚꽃이 이제 다 피는 중이었고 멀리는 설산이 보였다. 주말에 열리는 귀여운 시장에서 고등어 초밥과 성게알 밥, 오징어 튀김, 장어 구이 같은 것들을 야무지게 사서 펼쳐놓고 먹었다. 옛날에 한가닥 하던 지역 유지의 집에도 들르고, 스모판이 있는 놀이터에서 모찌를 먹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신사에도 갔다. 니가타에서 도쿄로 돌아오는 길에는 유자와에 잠깐 들렀다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