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코가 막혀서 잠을 설친다.

웬만해서 그러지 않는데 경미한 냉방병인 모양이다. 내일은 일하는 날은 아니고 친구와 전주 들러서 군산 간다. 어디를 갔다 왔다고 보고하듯 일기를 쓴 날이 많았지 내일 어디 간다고 쓴 일기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자야 할 시간에 깨 있으니 어딘가 거꾸로다.

극심했던 무더위가 아침저녁으로는 조금 가시면서 눌려 있었던 여러 것들이 조금씩 움직이길 시작하는 것 같기도 하다. 부정 태우기는 싫지만 글도 조금씩 써진다. 허무한 방식으로 태워지는 듯했던 돈 나가는 패턴과 유휴 시간을 쓰게 되는 방식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 삶에 얻어맞다가 다시 고삐를 잡게 되는 그런 주기가 몇 달 간격으로 있다. 무규칙한 듯해도 리듬을 보려는 의지를 놓지 않아야 하는 로데오처럼… 로데오에 아무런 관심도 직관한 경험도 없는데 비유로 사용해도 되는가? 물론 된다.

내일은 코를 골 것 같다. 친구야 미리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