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 쓴 지 오 년 됐다.

연애와 술〉이 나온 지 오 년이 된 것을 기념으로 다시 읽어보았다. 때때로 들춰보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통째로 다 읽은 것은 탈고한 이래 처음이다. 별 얘기를 다 썼구나!

고맙게도 아직도 책이 팔리고 있고, 잊을 만하면 주변에서 잘 읽었다고 소감을 남기는 분들이 있다. 인터넷 리뷰도 가끔 찾아보는데 재미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의 소감은 대화 없이 오랜 대화를 마친 기분이 들어서 좋고, 나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책을 편 사람들의 소감에는 작가의 정체부터 기대한 주제와의 차이 등 다양한 의외감이 담겨 있어서 웃기고 좋다.

항상 비슷한 몇 개 구절이 자주 인용되는 점도 신기하다. 아래 문장으로 시작하는 각 문단들이 제일 많이 언급된다. 내가 중요한 구절이라고 생각하고 쓴 것이 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도 있어서 신기하다.

  • 「왜냐하면 나는 잘 알고 있다」
  • 「소설 쓰기를 배울 때 나는 코엔 교수에게 이렇게 물었다」
  • 「우리가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장면에 웃을 때」

지금 와서 덧붙이자면, 이 책을 쓰는 동안에도 나는 연애 때문인 상처와 배움이 뒤섞인 한복판에 있었다. 그래서 독자가 이 책을 어떻게 읽을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걸 쓰면 내 가슴과 머리가 가벼워질까만 생각하면서 썼다. 그래서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잊혀진 비결을 되새겨 다음 책을 얼른 쓰겠다고 백 번째 결심한다. 과거의 나로부터 배우는 것은 새 책에 담고 싶은 감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