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닷가에 내려놓는다. 2024-01-282024-01-28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티를 냈다. 그래야 나 스스로도 그 점을 기억하고 조절을 할 수 있다. 그건 좋은 생각이었다.
나는 베를린에 편하게 갔다. 2023-11-292023-11-29 어차피 베를린에 대해 다 알래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숙제로부터 해방된 기분을 느꼈다. 애매한 친구가 두세 명 살지만 연락하지 않는 데에서도 해방감을 느꼈다.
나는 닭이 잘 보인다. 2023-04-082023-04-17 시력 0.3으로 25년을 살았다. 아직 그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고 있음에 감사. 안경은 내게 머리카락과 수염만큼 익숙하다. 전 직장에서 서로 얼굴 그리기 대회가 열렸는데 한 명이 내 얼굴을 한붓그리기로 완성해 박수를 받았다. 까만 머리, 까만 수염, 동그란 안경.
나는 장례 첫날에 코로나에 걸렸다. 2022-03-232022-03-23 토요일 새벽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임종은 아빠가 지켰다. 향년 구십 구세. 얼마 전에 백 살이 다 무어냐 하셨다는데
나는 운동한 지 일 년 됐다. 2021-12-012021-12-01 누군가는 30대에 뒤늦게 운동을 시작한 걸 클리셰라고 하겠지. 클리셰면 어떤가? 나에게 이보다 더 큰 장르 파괴, 반전 결말은 없다
나는 생각이 바뀌고 있다. 2021-10-112021-10-11 이런 사소한 습관의 변화가 연쇄로 작용한다면 내가 불현듯 피어싱을 할지, 오토바이를 탈지, 봉춤을 배울지 모를 일이다
2020 인생 자평 2020-12-282021-01-04 2020년의 결과로 나는 현실이란 가공할 만한 장벽이지만 그만큼 그것에 균열을 내고 넘어서는 것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되었다.
2019 인생 자평 2019-12-312020-07-19 작년도 재작년도 하루하루를 고민하고 외로워하며 보낸 것 같은데, 한 해를 통째로 보면 늘 고민한 것보다는 이룬 것들이, 외로워한 시간보다는 외롭지 않았던 (외롭다의 반대말이 뭐지?) 날이 더 기억에 남는다.
나는 그간 눈떨렸다. 2019-08-152019-08-15 커피를 안 마신 건 카페인이 지난 한 달 가량 지속된 왼쪽 눈밑 떨림의 원인으로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크게 기지개를 켜거나 하품을 하는 것처럼 신경에 전기가 쫙 흐르는 그런 때에 떨림이 심했다.
나는 그만 흐리련다. 2019-07-282019-07-28 비도 오고 하니 요즘 하루 중 몇 시 쯤인지 가늠이 안 된다. 아침에 환하게 해가 뜨면 팔굽혀펴기라도 해야 할 것 같고 오후에 햇빛이 노래지면 오늘 눈 앞의 일만 하느라 계획과 회고에 시간을 쓰지 못하진 않았는지 견과류 한 봉지 먹으며 뉘우치게 되는데, 계속 흐리니까 그냥 저냥으로 하루를 보내기 쉽다.
나는 전등 하나를 없애고 두 개를 달았다. 2019-02-172019-07-24 어제 점심 약속이 있어 집을 나서다가 부엌 옆 작은 식탁에 올려놓았던 유리 전등갓을 떨어트렸다. 경쾌한 와장창!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이 났다. 미세한 조각들이 꽤 멀리까지 도달한 것을 보고 긴장했다. 수건을 깔고 무릎을 꿇고 비로 꼼꼼하게 쓸어담았다. […]
2018 인생 자평 2019-01-072019-07-24 작년에 이어 같은 방법으로 한 해에 대한 평을 쓴다. 나 스스로를 위한 가감없는 〈2018 인생 자평〉을 먼저 길게 쓰고 나서, 검열과 가공을 거쳤다. 0. 총평 2018년은 내가 지난 10여 년 간 「어쩌면 나와는 관련없는 일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