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당을 정리한다. 2023-02-062023-02-06 사당역은 나의 사사로운 추억에 화답할 여유가 조금도 없는 철벽 공간이어서 웃기다. 사당역에 서서 혼자 옛사랑을 떠올리고 있으면 그냥 길 잃은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나는 몸뚱이가 하나다. 2021-08-252021-08-25 불과 한 달 전에 상담 선생님에게 ⌜자기 효능감으로 날아갈 것 같아요⌟라고 선언했는데 이번 달 상담은 한 번으로 모자라 다음 주에 또 오기로 약속을 잡았다.
나는 영심이 보는 어린이였다. 2021-05-052021-05-05 어린이날을 맞아 KBS에서 유튜브에 영심이 전편을 올린다고 해서 기다려서 올라오자마자 봤다. 어느 편을 볼지 이미 알고 있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나는 〈연애와 술〉에 나오는 노래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2020-11-182020-11-18 이 플레이리스트가 책을 읽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어떤 책인지 파악하는 데에도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도 쓰면서 대체로 안 들었다.
나는 〈결혼 이야기〉가 다 좋은데 하나가 거슬렸다. 2019-12-042019-12-04 최근 한 달간 거의 매일 듣고 또 들은 곡인 〈Being Alive〉를 아담 드라이버가 부르는 장면이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우산도 없이 빗길을 뚫고 아트하우스모모로 달려갔다.
나는 과학에 기댄다. 2019-11-252019-11-25 과학은 드넓지만 길을 잃을 길이 없고 오직 공동 운명인 방식으로만 외롭게 하며 산다는 것은 뭔가를 짊어지거나 뭔가에 의해 내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있음인 것임을 알려준다. 어쩌면 과학이란 문제의 정답이 ‘넌 괜찮다’가 아닌가 한다.
나는 조커 싫고 자파가 좋다. 2019-10-282019-10-28 내게는 오로지 친구 없는 게이로 나이들며 ‘당연히’ 마법을 습득하여 알라딘이라는 청년을 음모와 계략으로 제압해 내 것 만드는 것만이 주어진 길로 느껴졌던 것이다.
나는 전시 네 곳에 갔다. 2019-10-202019-10-26 가을이 되니까 전시 소식들이 날아오고 외국에서 귀한 예술인 친구도 날아와서 그간 일과 더위에 절어 있던 내 안의 ‘나가서 전시도 좀 보고 그러는 인간’을 깨우는구나. 순서 무관하게 기록.
나는 작은 물건 정리했다. 2019-10-092019-10-26 전에 끼던 반지는 오천원 짜리이고 새 반지는 만오천 원 짜리이다. 둘 다 싸구려지만 전에 것은 원래 검은색이었던 껍질이 벗겨져 황동색이 드러난 것이고, 이번 것은 원래 금색 도금이니 큰 발전이다.
나는 영화 본 거를 정리했다. 2019-05-272019-10-26 맨날 하는 게 영화 본 거를 정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영화 본 거를 지금 방식으로 기록하기 시작한 게 약 7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그 중 최근 5년간 본 157편 기록을 데이터베이스로 옮겼고, 앞으로는 분기별이나 연도별이 아니라 보는 족족 올리기로 했다.
나는 유튜버 얘기만 했다. 2019-01-052019-07-24 월간 《현대문학》에 또 한 번 글을 쓸 수 있는 운 좋은 기회가 생겼는데 주제가 ‘세상에 없는 책’이었다. 평소에 책은 안 읽고 유튜브만 보고 있었던 터라 딴에는 솔직하겠다고 유튜버들이 나오는 소설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써냈다. 〈구독한 사랑〉이라는 […]
나는 이제 한국어 전자책도 사 봤다. 2018-11-132019-07-24 드디어 앱스토어를 한국으로 옮겼다. 3년 전 처음 서울 돌아왔을 때에만 해도 자주 쓰는 앱 중에 한국 앱스토어에 없거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들이 있었는데 그간 적응을 하기도 했고 앱스토어 국가간 경계도 그 동안 옅어진 덕분에 […]
나는 사실상 헤드윅이 만들었다. 2018-10-302019-07-24 헤드윅을 만든 존 캐머론 미첼이 얼마 전 한국에서 콘서트를 했다. 주변의 많은 뮤지컬 팬들과 퀴어들이 간다고 신난 것을 보았다. 호들갑 방지 모드로 인해 짐짓 가만히 있었는데 나도 무척 반가웠다. 이미 너무 잘 알아서 툭 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