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인생 자평

⌜작년도 재작년도 하루하루를 고민하고 외로워하며 보낸 것 같은데, 한 해를 통째로 보면 늘 고민한 것보다는 이룬 것들이, 외로워한 시간보다는 외롭지 않았던 (외롭다의 반대말이 뭐지?) 날이 더 기억에 남는다.⌟

2018 인생 자평

⌜작년에 이어 같은 방법으로 한 해에 대한 평을 쓴다. 나 스스로를 위한 가감없는 〈2018 인생 자평〉을 먼저 길게 쓰고 나서, 검열과 가공을 거쳤다. 0. 총평 2018년은 내가 지난 10여 년 간 「어쩌면 나와는 관련없는 일일지 모른다」고 생각해 왔던 일반적인 인생의 측면들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던 나의 상을 발견하고 자세를 고쳐 나갔던 한 해였다. 나는 […]⌟

나는 돈 돈 한다.

⌜어쩐지 주변에 돈 얘기 잘 안 하는 사람으로 인식돼 왔던 것 같다. 공부도 돈 버는 일과는 별 상관 없는 과목들로만 하기도 했고, 딱히 어떤 길로 가야 돈을 더 버는지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처럼 살아온 느낌이다. 실제 내 마음 속에도 돈이 차지하는 지분이 별로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마주친 동창이 만나자마자 재테크 얘기를 하는 걸 […]⌟

나는 부동산이라는 것에 관심이 없을 수가 없어졌다.

⌜용산에 6개월 살면서 부동산이라는 것에 관심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단지가 ‘용산 미친 집값’ 뉴스에 나오더라. 박원순 시장이 싱가폴에서 용산을 이렇게, 여의도를 이렇게 말하니 빨간 선이 즉각 움직이더라. 왜 약국도 없는 단지에 공인중개사는 세 군데씩 있는지 이제 알겠다. 씨니컬한 관심만 생긴 것은 아니다. 월세를 내기 위해 월 단위로 돈을 관리하며 사는 […]⌟

2017 인생 자평

⌜12월 32일을 맞아 지난 한 해를 돌아보겠다. 블로깅 초창기에 했던 것처럼 몇 가지 주제를 정해 한 해를 주제별로 돌아보는 작업인데, 달라진 점이 있다면 블로그에 공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 스스로를 위한 가감없는 〈2017 인생 자평〉을 먼저 길게 쓰고 나서, 축약과 검열 그리고 번역을 통해 아래와 같은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을 거쳤다. 내가 사적으로 나 […]⌟

나는 폰을 두 번 바꿨다.

⌜폰을 두 번 바꾸는 동안 말을 안 했다. 예전 같았으면 바꾸기 전엔 이러저러해서 바꾸려 한다고, 바꾸고는 이러저러한 점이 좋다고 미주알고주알 보고서를 썼을 것이다. 밖으로 향해 있는 채널의 수나 나가는 내용의 양은 점점 커지고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딱히 긴 글을 덜 쓴다는 것이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쨌든 미국에서 가져온 흰색 아이폰 5C는 한국 도착 전부터 시름시름 […]⌟

나는 흠잡을 데 없는 수치를 겪었다. (2.5/3)

⌜나는 웃으며 일어나려 했다. 시라는 마치 포기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같이 웃더니, 혹시 한국인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 바로 지난 주에 한국 연예인 손님이 한 명 왔는데 누군지 아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내가 잘 모르는 아이돌 누가 왔었겠지 싶어서 시큰둥하게 있는데, 그가 내민 핸드폰 사진에는 의외의 인물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FOREVER FLAWLESS 쇼핑백을 내밀고 있었다. 신하균이었다. 지금은 안 […]⌟

나는 흠잡을 데 없는 수치를 겪었다. (2/3)

⌜쇼핑몰 일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누군가 나를 막아섰다. 다이아 모양으로 된 화장품 샘플을 건네면서 말을 걸었다. 키 큰 중동계 여자인 그는 이름이 쉬라라고 했다. 혹시 화장품을 사려고 가느냐고 물었다. 그야말로 화장품 코너로 직진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렇다 대답했다. 그는 손벽을 치고는 내 손목을 붙잡아 옆에 있는 간이판매대로 끌고 갔다. 나는 웃음이 나왔다. 딱 봐도 […]⌟

나는 흠잡을 데 없는 수치를 겪었다. (1/3)

⌜샌프란시스코에 머무는 중간에 새벽에 클라이언트와 전화 미팅이 예정되어 있었다. 개발이 반 정도 끝난 터치스크린용 인터랙티브 지도 어플리캐이션을 발표하고 클라이언트의 감상과 주문사항을 들으면 되었다. 지금 회사 자금운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프로젝트였고 나는 코딩부터 방문판매까지 운전만 빼고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었다. 내 여행일정이 더 한가할 줄 알았기에 샌프란시스코와 뉴저지의 시차를 개의치않고 시작시간을 새벽 6시로 확정한 것을 […]⌟

나는 닥치는 대로 집어먹으면서 연신 사진을 찍었다.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 다섯 시간 전, 나는 뉴욕에 마지막 남은 가스등이 내걸린 Upper East Side의 한 브라운스톤에서 잔치를 즐기는 사람들의 윤곽을 사진으로 만드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틀에 걸친 스타트업 강좌의 끝이었다. 재력 넘치는 투자자의 집에서 열린 쫑파티에는 파미지아노 레자노를 통째로 파놓은 것부터 갖가지 맛난 것들이 가득했다. 양일간의 트레이닝을 마친, 대체로 젊고 시끄러운 창업자들은 이 황금같은 […]⌟

나는 지나치게 나 같은 걸 골랐다.

⌜학생 1부 시절에는 돈은 없지만 시간과 뉴욕의 주된 곳들을 얼마든지 돌아다닐 기회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늘상 사고 싶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머리 속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지금은 돈이 있다고 하긴 뭐하지만 생활 수준을 낮춰서 욕망을 충족하는 다양한 방법이 가능해진 반면 소비 전 단계에 쓸 시간이 없다. 이것은 결국 내가 「이 물건은 내 취향을 형성하거나 과시하는 중대한 과정에 […]⌟

나는 렌즈 두 개 사서 비닐봉지에 담아 왔다.

⌜날씨도 풀리고, 길었던 긴축의 계절도 이제 좀 지나가서 지갑 사정이 다소 나아졌다. 나아졌다고 해도 뭘 크게 살 만한 공돈이 생겼다는 건 아니고, 이사하면서 내 손으로 만든 가구들을 다음 사람에게 공짜로 물려주는 것이 아깝게 느껴지는 마음에 조금 위안이 됐다는 정도. 그리고 일단은 팔려고 개켜 놓았던 2대대 옷들을 당분간 갖고 있어도 되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고 렌즈 […]⌟

나는 이베이 나우의 도움으로 편안히 뉴욕을 떠났다.

⌜졸업을 한다고 생각하니까 학교 주변 풍경이 새삼스레 보여서 집에 오기 전날 한 바퀴 돌았다. 요새 가내 현상소에 일감이 밀려서 사진이 이제야 나왔음. 우리네 신생기업 홍보 및 구인 차원에서 학교 주요 게시판마다 전단지를 살포하며 다녔다. 그 중 마지막으로 발을 들이는 건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어딜 밟을지, 경비원에게 뭐라고 인사를 할지도 고민이 되었다. 한국에 있는 동창의 부탁으로, […]⌟

나는 조금 줄일 생각이다.

⌜중국집에서 밥과 국을 사서 김치랑 명란젓과 같이 먹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식비에 조금 긴축을 가했다. 요리를 사면 큰 걸로 사서 여러 끼에 나눠 먹는다. 고국 방문을 위해 (고국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하여) 머리도 자르고 몸무게도 좀 줄이려 하고 있으므로 집에서 먹는 간식은 주로 당근과 셀러리지만, 그래도 두 번에 한 번은 땅콩버터를 찍어먹는다. 머리는 조금 더 양 옆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