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분갈았다.

지치고 힘들 때 내게 기대 / 언제나 네 곁에 서 있을게 /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 내가 너의 분갈아 줄게

집에 총 일곱 개의 화분이 있다. 대부분 작년 여름쯤 집에 정이 들기 시작하면서 들인 것들이다. 그 중 가장 큰 여인초 화분 두 개를 창문 양쪽에 두는데 쑥쑥 자라서 얼른 분갈이가 필요해 보이는 상태가 되었다.

나는 유물 생겼다.

⌜을지로의 프래그 스튜디오가 김서울 작가와 협업해서 황동으로 향꽂이와 받침을 만든다고 해서 뭔가에 홀린 듯이 가서 후원했다. 좀 오래 갖고 있을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자주 생각하는 요즘이다. 막상 요즘엔 향을 잘 안 피우기는 한다. 집이 좁고 환기가 도 아니면 강풍 이어서 세련된 정도만 피우는 게 잘 안 된다. 그래도 불 안 붙인 향이라도 앞으로는 늘 […]⌟

나는 이제 한국어 전자책도 사 봤다.

⌜드디어 앱스토어를 한국으로 옮겼다. 3년 전 처음 서울 돌아왔을 때에만 해도 자주 쓰는 앱 중에 한국 앱스토어에 없거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들이 있었는데 그간 적응을 하기도 했고 앱스토어 국가간 경계도 그 동안 옅어진 덕분에 앱 사용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 일단 다행이다. 문제는 북스토어인데, 다행히 지금까지 사 놓았던 책들은 문제 없이 읽을 수 있지만 미국 […]⌟

나는 우유를 쏟았다.

⌜지난주, 일 년 동안 주된 컵으로 사용해 온 도자기제 컵 하나를 깨트렸다. 내가 산 것은 아니고 동생이나 엄마가 대만이었나 여행을 다녀오면서 현지 스타벅스에서 보고 예뻐서 산, 붉은 게 그림이 그려져 있는 컵이었다. 벽이 이중으로 되어 있고 크기가 적당히 큼지막해서 뜨거운 차도 얼음 넣은 커피도 편하게 마시기 좋았다. 무게가 꽤 나갔기에, 노트북 옆에 식수 컵으로 늘상 […]⌟

나는 또 따로 있는 것 같다.

⌜중요한 소식부터! 2017 인생 자평의 가장 직접적인 결론은 하루 2시간 걸리는 통근을 줄이자였는데, 그것을 줄일 수 있는 결정을 즉각 내렸다. 다음달에 이사간다. 집 계약을 한 당일 심지어 머리를 자르고 안경을 바꿨다. 이렇게 평소에는 생각만 하던 일들을 두세 개씩 해치우는 그런 날들이 또 따로 있는 것 같다. 머리는 가르마를 탈 수 있는 선에서 가장 짧게 치고 […]⌟

나는 덥다.

⌜회사는 덥지 않다. 우리는 더운 것을 싫어한다. 추위를 타는 사람들이 회의실로 피신해 일한다. 나도 위치에 따라 가끔은 추위를 타는데, 무인양품 서큘레이터를 사서 사무실 공기를 좀 갈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합정까지 걸었는데 품절이었다. 빈손으로 돌아오기 싫어서 팀원들과 나눠 먹을 아이스크림을 샀는데 오다가 조금 녹았고, 비좁은 냉동실에 넣은 뒤 더 녹았다. 어쨌든 회사는 덥지 않다. 상당히 […]⌟

나는 폰을 두 번 바꿨다.

⌜폰을 두 번 바꾸는 동안 말을 안 했다. 예전 같았으면 바꾸기 전엔 이러저러해서 바꾸려 한다고, 바꾸고는 이러저러한 점이 좋다고 미주알고주알 보고서를 썼을 것이다. 밖으로 향해 있는 채널의 수나 나가는 내용의 양은 점점 커지고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딱히 긴 글을 덜 쓴다는 것이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쨌든 미국에서 가져온 흰색 아이폰 5C는 한국 도착 전부터 시름시름 […]⌟

나는 사포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회사가 이사를 했다. 자연스럽게 내 첫 출장은 새 사무실에 들어갈 부엌이며 책상이며 소파며 양탄자 등을 사러 광명 이케아에 가는 것이 되었다. 계획을 세울 기간은 아주 짧았지만 치열했기 때문에 쇼룸에서 결정장애로 잠시 드러눕기 위해 매트리스 코너에 들르는 일은 없었다. 부엌은 처음 짜 보는데 걱정보다 변수가 많지 않았다. 소파와 기타 악세서리들도 소재와 색의 균형을 중점으로 쉽게 골랐다. […]⌟

나는 패딩사러 갔다가 내 인터뷰를 득했다.

⌜가을에 인터뷰를 하나 당했다. <디어매거진>과 NY30NY 프로젝트 때문에 남을 인터뷰하는 일은 익숙하지만, 남이 나를 인터뷰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국산 남성복 브랜드 Series에서 발행하는 잡지 에서 이방인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모은다고 했다. 우리가 NY30NY 인터뷰 장소로 쓰기도 했던 로워이스트사이드 와이낫 커피에서 기자님 사진사님을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옆집에서 치킨과 굴에 맥주도 하고, 얼마 후 브루클린에서 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