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삼 2호에 결합에 관한 글을 썼다.

⌜살아 있는 30대의 삶을 기록하는 저널 〈삼〉 2호에 글을 보탰다. 〈삼〉 2호의 주제는 '결합'이다. 나는 〈결혼이라는 나의 문제〉라는 제목으로 짤막한 에세이를 썼다. 주제가 주제이고 지면이 지면인만큼 꽤 개인적인 글이 나왔다. 이 블로그에 써 온 말들로 나를 아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나는 유튜버 얘기만 했다.

⌜월간 《현대문학》에 또 한 번 글을 쓸 수 있는 운 좋은 기회가 생겼는데 주제가 ‘세상에 없는 책’이었다. 평소에 책은 안 읽고 유튜브만 보고 있었던 터라 딴에는 솔직하겠다고 유튜버들이 나오는 소설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써냈다. 〈구독한 사랑〉이라는 제목을 붙인 그 글이 실린 1월호를 읽는 중이다. 「(…) 나는 일단 최근 읽었던 책들을 생각해보는 데서 출발했다. 떠오르는 책들이 변변하지가 […]⌟

나는 단정짓기 싫다.

⌜모르는데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상태다. 근거 1: 일단 지하철 좋은 글귀 액자에 그렇게 써 있다. 근거 2: 스님들도 수녀님들도 늘 이렇게 말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근거 3: 일하다 보면, 모르는데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 때문에 일을 그르치거나 끝없이 더디게 하는 경험이 반복된다. 남이 그러는 것 한 번 보면, 내가 그랬던 적 한 번 […]⌟

나는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2016년 말 트위터 타임라인 분위기를 요즘 전국 공중파 버전으로 살고 있는 것 같다. 과연 2018년은 한국의 소위 ‘주류’ 정치·사회·문화가 젠더라는 현실의 축을 더는 외면하지 못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건 사실 예측이라기보다는 염원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금방 그렇게 되었고, 그것은 몹시 충격적·압축적인 (혹은 ‘한국적인’) 길로 가고 있다. 2016년에 내가 잘 아는 사람들 중에 가해자와 […]⌟

나는 아직 얻지 못한 답이 있다.

⌜Ezra Klein이 힐러리 클린턴의 What Happened를 읽고 쓴 글을 읽었다. 클린턴이 2016년 대선 전에 미국의 천연자원 산업을 바탕으로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지만 아무리 계산을 해 봐도 그것을 제공할 재원이 현실적으로 마련되지 않아 공약하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클라인은 이것이 클린턴의 이런 점, 즉 체제 속에서 변화를 추구하며 인기를 잃을지언정 비현실적인 약속을 남발하지 않는 점이야말라고 그의 최고 […]⌟

나는 애써 편안하다.

⌜모든 종류의 편안함은 인위적이다. 특정 정보를 (또는 특정 정보만 빼고) 차단하였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하고, 특정 조치들을 미리 취해놓았기 때문에 몸이 편안하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기본적으로 불편하다. 현실은 불확실하고 불공정하며 그렇다는 사실을 많이 안다고 편안해지지 않는다. 내가 보는 세계가 복잡하다는 것을 미처 다 모를 때의 편안함과 그것을 더 알아갈 때마다 조금씩 공들여 조성한 양식으로서의 편안함은 급식을 […]⌟

나는 성소수자 군인에게 징역을 선고한 나라에 산다.

⌜결국 군인 신분으로 사적인 공간에서 합의 하에 동성과 성관계를 맺은 육군 A대위가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유례 없는 성소수자 탄압 판결인데 진보정권 맞이한 정치권은 축제 분위기라 환멸이 난다. 아시아에서 성소수자의 삶이 본격 정치화되고 있다. 대만은 오늘 오후에 동성혼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 율법에 의해 동성애자가 태형에 처해졌고 체첸은 성소수자 인권 세계의 체르노빌 사태처럼 […]⌟

나는 세상 피곤한 건 상관없다.

⌜박근혜를 탄핵하라는 구호를 처음 외치러 나갔던 날에 남대문에 내려서 통제된 세종로 따라 걸어 올라갔다. 촛불을 든 사람 확성기를 든 사람 팻말을 처든 사람들이 점점 빽빽해졌다. 분명 모두들 비슷한 말을 외치고 있었고 나도 함께하러 온 것이었지만 내 마음을 아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좀체 들지 않았다. 그러다 시청쯤 다다라서 높다랗게 든 무지개 깃발 주위 한줌의 사람들이 보였다. 성소수자 […]⌟

나는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일등후보에 웃는다.

⌜나는 지난 대선 때, 초반에는 망설였지만 선거 임박해서는 문재인 펀드에 돈을 넣을 정도로 정권교체 위한 비판적 지지에 열려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 결과를 마주하면서 그런 태도를 거두기로 결심했고, 최근 여성 인권과 성소수자의 존재가 이슈화되면서 모든 순간에서, 또 끝까지 싸우는 것밖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점을 동네방네 외치고 다니는 자가 되었다. 박원순 시장을 향한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호소가 하나의 […]⌟

나는 떠나는 걸 잘한다.

⌜대통령이 무사히 파면된 어제, 금요일. 천적과 J의 집들이가 7시였는데 캘린더에 8시로 잘못 적어놓았다. 선물로 공구함을 준비했는데 미처 공구함에 공구들을 넣지도 못한 채로 황급히 달려갔다. 둘의 집은 천장이 높고 차분한 하늘색 벽지가 예쁜 공간이었다. J가 준비한 보쌈과 골뱅이 소면을 포도주와 먹으면서 삼갯까지 넷이 다음과 같은 주제들로 떠들고 놀았다: 장기 이식, 통계학, 자연사박물관, 범죄수사극, 지나온 시공간에 대한 […]⌟

나는 ⟨뒤로⟩ 2호를 소개한다.

⌜작년 창간호에 이어, 게이 매거진 ⟨뒤로⟩ 2호에 시각화 작업으로 참여했다. 이번에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호림님과 함께 한국에서 동성 연애중인 사람들의 연애와 동거, 그리고 결혼에 대한 생각들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는 협업 작업을 했다. 작년과 달리 좀 더 탄탄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분야 연구자와 함께 작업한다는 사실이 나로서는 업그레이드된 경험이었다. 한국 뿐 아니라 대만이나 일본 등 혼인평권(婚姻平權)을 주제로 […]⌟

나는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가 중요하다.

⌜트럼프의 당선을 확실히 알게 된 순간이 정확히 언제였는지 복기해보고 싶었으나 쉽지 않았다. 물론 뉴욕 타임즈의 예측이 95%로 넘어간 정확한 시각을 찾아보면 답이야 나오겠지만, 내가 사무실에서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었던 때인지, 그 때 나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순간적인 깨달음이 아닌, 내 현실에 대한 인식의 한 영역이 긴 하루에 걸쳐 오래된 텔레비전처럼 […]⌟

나는 빈다.

⌜수면에만 치는 파도가 있는가 하면, 깊이와 관계없이 바다를 통째로 붙잡고 흔드는 지진 해일이 있다. 내 삶 속 가장 사적인 영역부터 개인-사회의 영역, 놀이와 먹고사니즘의 영역, 씬(scene)과 비평의 영역, 국가와 역사의 영역까지 모든 영역이 불과 몇 밤의 간격을 두고 동시에 크게 진동했다. 그 중 전 국민과 공유하는 진동(최순실 게이트)이나 같은 시대정신으로 호환되는 사람들 전반과 공유하는 진동(문단·문화계 […]⌟

나는 함영준 씨의 권력형 성희롱・성추행 피해자들과 연대할 책임이 있다.

⌜내가 참여한 잡지 DOMINO의 동인 함영준 씨가 수 년에 걸쳐 나의 지인을 포함하는 다수의 미술계 여성들에게 자신의 지위를 내세워 성희롱・성추행을 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고통과 위험, 불이익을 감수하고 용기내 고백한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가해자 함영준 씨로부터 현재의 큐레이터직은 물론이고 몸담은 분야 내 모든 명예와 권한의 박탈을 촉구한다. 피해 사실 중 비록 일부이지만 간접적으로 감지하고 있었음에도 더 […]⌟

나는 메갈을 생각한다.

⌜제가 읽고 답하거나 소화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댓글이 들어와서 댓글 기능을 꺼 둡니다. 링크를 가져가셔서 다른 곳에서 논의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메갈리아 묻은 모든 것들을 손쉽게 욕하기 위해 ‘일베와 다름없다’고 분류부터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은 메갈이 ‘일베와 다름없다’라고 분류하는 것을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할까? 일단 ‘일베와 다름없는 것’이 되면 실제 그것이 무엇인지보다는 ‘일베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