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닷가에 내려놓는다. 2024-01-282024-01-28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티를 냈다. 그래야 나 스스로도 그 점을 기억하고 조절을 할 수 있다. 그건 좋은 생각이었다.
나는 베를린에 편하게 갔다. 2023-11-292023-11-29 어차피 베를린에 대해 다 알래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숙제로부터 해방된 기분을 느꼈다. 애매한 친구가 두세 명 살지만 연락하지 않는 데에서도 해방감을 느꼈다.
나는 15구에 13년 만에 돌아갔다. 2023-10-242023-10-24 파리라는 도시가 기본적으로 나르시스트이기 때문에 거기에 너무 큰 애정을 주면 꼴사나워질 것이라고 생각되어서인 측면도 있다.
나는 자개장을 실은 채 견인 당했다. 2023-09-102023-09-10 사거리만 건너면 이제 고속도로로 올라가게 되는 지점. 갑자기 아까처럼 액셀을 밟아도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철도가 좋다. 2023-07-072023-07-07 일단 철도 위에 놓이면 무의식적으로 방향이 잡아지고, 계획이 서고, 마음이 안정된다. 아무리 더러운 철도, 광인이 많은 철도, 붐비는 철도도 내 정을 떼지는 못했다.
나는 니가타에 갔다. 2023-04-162023-04-16 날이 내내 좋기만 했다. 세계적으로 더운 봄이었지만 해안 기후여서인지 벚꽃이 이제 다 피는 중이었고 멀리는 설산이 보였다.
나는 사당을 정리한다. 2023-02-062023-02-06 사당역은 나의 사사로운 추억에 화답할 여유가 조금도 없는 철벽 공간이어서 웃기다. 사당역에 서서 혼자 옛사랑을 떠올리고 있으면 그냥 길 잃은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나는 여름의 끝 붙잡았다. 2022-11-082022-11-08 가져온 스웨터와 패딩은 소파에 던져놓고 해변으로 갔다. 집 앞 길만 건너면 A 해변. 십 분 걸으면 B 해변. 언덕 하나 넘으면 C 해변인 동네다.
나는 뉴욕을 찾아갔다. 2022-07-272022-11-30 뉴욕을 찾아갔다. 친구를 보기 위해서. 동네를 살피기 위해서. 구제를 사 입기 위해서. 공연을 보고 영화관에 가기 위해서.풀밭에 눕기 위해서. 신발이 해체될 때까지 걷기 위해서.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방향을 잡기 위해서. 과거의 나와 자웅을 겨루기 위해서
나는 평안을 구한다. 2021-10-192021-10-19 내 동네는 평안동. 놀이터와 장성한 나무가 많은 오래된 아파트 단지다. 단지 밖으로 나가는 문은 동서남북으로 있는데 각기 속성이 다르다
2020 인생 자평 2020-12-282021-01-04 2020년의 결과로 나는 현실이란 가공할 만한 장벽이지만 그만큼 그것에 균열을 내고 넘어서는 것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되었다.
나는 주행시험이 취소됐다. 2020-12-202020-12-20 그냥 어쩌다 보니 면허를 못 땄습니다 라고 하면 될 것을 마치 운전과는 맞지 않는 얼터너티브한 라이프스타일을 견지하는 양 살아왔다.
나는 바로 여긴지도 모른다. 2020-09-132020-09-13 내가 대장도에서 올라가봤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새만금방조제에서 봤을 땐 자그마한 동산일 뿐이었지만, 그 섬들 중에선 그보다 높은 봉우리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