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4년부터 시작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소식지를 돌아보는 전시 〈흘리는 연습〉에서 이경민 디자이너를 도와 나만의 소식지를 엮어서 뽑을 수 있는 〈흘리는 연습판〉 시스템 개발로 참여했다.
현장 컴퓨터를 이용해 관람객이 관심있는 글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으면, 글의 제목을 조합해 새로운 제목을 붙이고 포함된 글들에 무작위 글꼴, 정렬 등의 편집 스타일을 적용해 엮어 인쇄한다.
- 〈친구사이 소식지 — 흘리는 연습판〉 (개발 및 디자인 협력: 김괜저 @keithskim 전시디자인: naca 김혜정 @naca_alcr6 )
‘친구사이 소식지’는 종이에서 웹으로 형식을 옮기며 30년간 발행되고 있다. 현재의 발행 형식인 웹 출판물은 종이 출판물에 비해서는 제작과 발행 과정이 용이하고 접근성이 좋지만, 과거 수많은 웹진들처럼 순간 유실될 수 있기에 취약하다. 반면 종이 출판물은 발행에 드는 인적, 물적 자원이 크지만 이를 통해 물리적 세계로 찍혀 나온 글들은 불멸에 가까운 속성을 지닌다.
‘친구사이 소식지 — 흘리는 연습판’은 “미래의 출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북디자이너의 창대한 고민보다는 서버에 부유하는 글들을 하나라도 더 종이 출판의 형식으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게이인권운동단체 회원의 조급함에 가까운 시도이다. 이 출판 도구는 사용자가 직접 낱개의 기사를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하는 과정(선택하기-출력하기-제본하기)을 수행하여 모두 다른 판본의 ‘친구사이 소식지’의 엮은이, 하나뿐인 판본의 소장자, 퀴어 출판의 동료가 되게 한다.
(전시 정보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