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자주 입는 바지인 guess premium 검은 청바지가 한 번의 실수로 우리집 빨래 스타일을 못 견디고 맥없이 흐려져 버렸다. 새까만 바지였던 만큼 재염색을 맡기는 게 어렵지는 않은데 워낙 자주 입던 거라서 비슷하게 생긴 저렴한 대체재를 두려고 유니클로에 새까만 애 나왔던 것이 기억나 안양일번가로 갔다. 그런데 없었고 원래 오늘 못 만나는 걸로 알았던 천적이가 코엑스로 부르길래 다시 방향을 180도 돌려서 서울로 갔고 결국 강남에서 만났다. 좀 있다가 우찬과 brian이란 교포(는 엄밀히 아니지만 어쨌든) 친구를 만나서 떡쌈을 먹고, 또 맥주집에서 먹고, 또 후터스에서 먹어 배를 터뜨렸다.
사실 여기까지는 어제였고 오늘은 원래 양재까지 자전거를 타려고 했으나 비가 쏟아져서 그냥 버스탔고 타고 가로수길에 갔다가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갔다가 고속터미널에 갔다가 동대문시장에 갔다가 다시 가로수길에 갔다가 학동에 갔다가 강남에 갔다가 왔다. 가로수길에는 아빠 생일파티 할 타르트를 사러 갔고 현대백화점에는 선물 구두를 살까 해서 갔다가 돌아왔고 고속터미널에서 원단을 끊으려고 갔으나 시간을 못 맞추어 허탕치고 신세계에서 구두를 더 보았지만 결국 그만두고 피부관리 쪽으로 다른 선물을 샀고 동대문까지 가서 결국 원단 두 마를 끊었고 가로수길로 돌아와 점심 겸 저녁을 맛있는 걸로 먹고 학동 사무실에 가서 숭구씨 잠깐 보고 강남 교보문고에서 바인더 만들 준비물 사고 이번달 details 교보 적립금으로 산뜻히 내고 온 거다.
어쨌거나 생일파티도 잘 했고 바인더도 잘 만들었고 details도 잘 읽었고 (이번호 너무 얇아) 일도 잘 진행됐다. 내일도 오늘처럼 바람잘 날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