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또 비엔나까지밖에 못 갔다. 2024-07-242024-07-24 하필이면 나의 덜렁댐을 가장 잘 알고 잔소리할 자격이 있는 두 사람과 함께한 여행에서. 그렇게 부다페스트는 한 번 더 내 손끝을 스치고 멀어졌다.
나는 몸을 어찌저찌 만든다. 2024-06-072024-06-07 옛날부터 살이 찔까봐 밥을 양껏 먹는 것에 대한 학습된 공포가 컸다. 덩치에 비해 정말 적게 드시네요라는 말을 들으면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나는 붓기가 가라앉자 부산에 갔다. 2024-05-01 대학교 문예창작 워크샵에서 초량이라는 지명이 있는 줄 모르고 그냥 이름을 지어내서 단편소설에 썼는데 다른 학생이 검색을 해 보고 초량 이즈 인 부산 롸잇? 이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나는 신옌콰이러 하고 돌아왔다. 2024-02-182024-02-18 지금껏 말이 안 통해 쭈뼛거리며 손짓으로만 소통하던 종업원이 식탁 앞에 딱 서더니 두 손을 앞에 모으고 크게 외쳤다. 신옌콰이러!
나는 바닷가에 내려놓는다. 2024-01-282024-01-28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티를 냈다. 그래야 나 스스로도 그 점을 기억하고 조절을 할 수 있다. 그건 좋은 생각이었다.
나는 베를린에 편하게 갔다. 2023-11-292023-11-29 어차피 베를린에 대해 다 알래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숙제로부터 해방된 기분을 느꼈다. 애매한 친구가 두세 명 살지만 연락하지 않는 데에서도 해방감을 느꼈다.
나는 15구에 13년 만에 돌아갔다. 2023-10-242023-10-24 파리라는 도시가 기본적으로 나르시스트이기 때문에 거기에 너무 큰 애정을 주면 꼴사나워질 것이라고 생각되어서인 측면도 있다.
나는 자개장을 실은 채 견인 당했다. 2023-09-102023-09-10 사거리만 건너면 이제 고속도로로 올라가게 되는 지점. 갑자기 아까처럼 액셀을 밟아도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철도가 좋다. 2023-07-072023-07-07 일단 철도 위에 놓이면 무의식적으로 방향이 잡아지고, 계획이 서고, 마음이 안정된다. 아무리 더러운 철도, 광인이 많은 철도, 붐비는 철도도 내 정을 떼지는 못했다.
나는 니가타에 갔다. 2023-04-162024-05-01 날이 내내 좋기만 했다. 세계적으로 더운 봄이었지만 해안 기후여서인지 벚꽃이 이제 다 피는 중이었고 멀리는 설산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