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저렇게

괜스레 저렇게는 김괜저(@gwenzhir)의 블로그이오니 잘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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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자로 형제랑 산다.

엄청 오래된 글입니다. 역사적 기록으로 다뤄주세요.


왼쪽이 조 아자로(25), 오른쪽이 앤또니 아자로(27). 출처 냉장고. 지금 잘 살고 있는 이 방은 내가 결정하기 전에 고려했던 여섯 군데 집 중 하나에 있다. 여섯 군데 중 다섯 곳은 직접 들어가서 내가 살게 될 방을 살펴보고 크기와 기타 시설 여러가지를 확인했다. 그런데 이 집은 직접 내 눈으로 보지 못한 유일한 집이었다. 근데 좋아서 정했고 나머지는 퇴짜 놓았으니 무모한 태도였다.
지금의 집 앞에 바에서 만나서 잠깐 앉았다. 맥주 한 잔씩 시켜서 마시면서 서로 어떤 사람인지 확인했는데 금세 사이가 좋아졌다. 가정형 대화가 미래형으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만약에 결정하면…」이 「결정하고 나면…」으로 슬쩍. 그 날 저녁에 첼시에 있는 방 하나 더 보고 나서 (무진장 좋았지만 너무 비쌌다) 전화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잘 됐다고 그랬다. 물론 아직 방을 직접 보지 못한 상태에서 보증금을 줄 수는 없으니 며칠 뒤 이사하는 날 방을 보고 직접 주면 어떠냐고 했더니 당연히 그게 맞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부엌에 있는 것들 좀 마음껏 갖다 먹으라고 거의 부탁을 하는 착한 형제다. 나보다 형들이라 더 편한 것도 있고 둘 다 좋은 직장에 오래 사귄 여자친구들이 있어서 심적으로 풍요롭고 규칙적이다. 앤또니는 미디어 쪽에서 일해서 그런지 말도 잘 통한다. 자기도 작년에 오브 몬트리올 콘서트 갔었다고 했다. 조는 어제 혹시 복사지 두어 장 있느냐고 물었더니 사지는 않았는데 새로 산 프린터에 혹시 서비스로 들어 있을지 모른다며 새벽 두시에 프린터 상자를 뜯었다. 포토 프린터라 그런 건 없었지만 고마워서 웃었다.


자전거는 그냥 안 사기로 했다. 겨울 되면 추워서 잘 못 탈 거고 지금 20분 정도 거리가 생각보다 거슬리지 않는다. 어차피 학교 가까이 살 때도 단 한 번을 그냥 학교에서 방까지 곧장 가 본 적이 없으니까. 나는 돌아다녀야 된다. 누가 뉴욕에서 뭐 하고 노냐고 물으면 그냥 돌아다닌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뉴욕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그냥 돌아다니는 게 전부다. 돌아다니다 뭐 하나 먹었으면 맛있는 거 먹은 날이고 뭐 하나 샀으면 쇼핑한 날이고, 하지만 대부분은 혼합이기 때문에 돌아다닌 것 빼고는 헷갈린다.

— 산울림 1982
  1. young

    맞는 말이네요 돌아다니는것

  2. 김괜저

    직접 아시겠네요

  3. 고기딖따

    복 받은거야 ㅋㅋㅋㅋ 엣지있는 뉴욕 아파트에 훈훈한 룸메이트들까지!

  4. 김괜저

    나 엣지 싫어ㅜㅜ 훈훈 좋아

  5. 김돌돌

    크으 아름답다!! 먹으라고 부탁받는 기분 너무 좋아 오예

  6. 김괜저

    집에서 니가 좀 사먹어만 듣다가…

  7. Ayan

    오오 좋으시겠어요 둥지를 트셨군요

  8. 김괜저

    1년 2년 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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