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다.

의자를 밟고 올라가서 전선을 천장모서리에 정렬했다. 다시 종합비타민을 먹기 시작했다. 에스프레소 기계를 꺼내놓았다. 블루스타킹책방에 지난번에 갔을 때에는 환절기라 따뜻한 커피요 찬 커피요를 꼭 물어야 된다고 했던 종업원이 요즘은 미리 해 놓은 찬 커피가 없으니 얼음을 넣으려면 라떼를 해야 된다고 하였다. 고양이 두 마리 어슬렁거리는 것이 정말 예쁜 ShakespeareCo.에서 매주 극본을 사 모으고 있다. 오늘은 역시 고양이가 예쁜 음반상점에서 불법으로 듣던 음반을 하나 메꾸었다. Roots & VineLower East Side에서 제일 괜찮은 커피집 중 하나로 음식도 맛있어서 오늘처럼 중국마을보다 더 동쪽에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던 길만 골라서 빙 돌고 쌀쌀할 때 집에 오는 길에 들러서 과카몰리와 사워크림, 양파가 많이 든 햄버거를 먹어보았는데 굉장히 맛이 좋았다. 일달러상점에서 전선을 묶어 정리하는 끈을 샀다. 도은누나에게 Les Misérables DVD를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 생각났다. 유진누나 다음에 만날 때 대신 부탁해야겠다. Firewire 400 to 800 젠더를 며칠 전에 구해서 이제 스피커를 연결했다. 냉장고를 책상 옆으로 다시 붙이고 그 위에 인쇄기를 놓는 식으로 조금 구조를 바꿨다. 옷장도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전부 새로 구성했다. 특히 신발상자들을 놓을 곳을 마련해서 방이 많이 정리되었다. 프랑스어 수업에서 친구들이 제법 생겼다. 며칠째 싸고 얇은 장갑을 사려고 여기저기 많이뒤졌는데 찾지 못했다. 다만 Cole Haan 목도리 하나가 외투와 잘 어울리기에 그걸 샀다. Gilt에서 오랜만에 충동적으로 빨갛고 빤딱거리는 종류의 신발을 주문했는데 올 때가 지났다. 이번달로 해서 모자가 총셋이 되었으므로 옷장에 거는 곳을 만들어 나란히 걸어놓았다. 집에서 내가 눈독을 들였던 다트판이 왔었는데 아직도 이걸 걸어놓을지 말지를 못 정했다. 내일을 꼭 사진기 렌즈를 수리하는 곳에 맡기러 갈 것이다. 또 건전지를 사고 그걸 담아 둘 방법을 생각할 것이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Marcine을 만났고 스윙 춤 추러(보러) 가려느냐는 얘기를 들었고 돌아서면서 Justin을 만나서 덕분에 사회학 과제를 잘 했다고 인사했다. 길 건너편에 있는 우체통 앞에서 Evan을 만났는데 그는 법대 지원서를 우체통에 넣기 전에 뭔가 빠진 게 있는 것 같은 찝찝한 느낌이라고 말하며 나더러 자기소개서 좀 한 번 읽어달라고 했고 이 친구는 꽤 멋있는 애기 때문에 그러겠다고 했다. 이삼 주 전부터 나와 뭔가 통하는 것이 있는 것 같았던 Jenna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내가 수업에서 읽어 본 학생 작품 가운데 가장 괜찮은 작품을 썼기에 나는 내 것처럼 좋아했다. Paulina는 어제 밤 늦게 메일을 보내서 오늘까지 써야 하는 프랑스어 작문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었지만 그건 월요일까지였으므로 나는 순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오늘 수업에서 만나서 혼내주었다. JennyG Chat으로 조금 전 내게 영화를 추천하였지만 이미 Netflix queue에 있는 작품이었다. 천적이 그제 전화한 것을 못 받았고 그래서 아까 다시 걸려고 했지만 지금은 잊어버린 뭔가 재미있는 광경을 거리에서 보았기에 그만두었다. 성희는 경희대 면접이 너무 어려워서 울음을 터뜨렸다고 들었다. 일정에 맞추어 Craigslist 를 뒤지고 있다. 점심에는 학교 근처의 쿠바식 음식점에서 칠면조 고기와 팥을 곁들인 밥을 먹었다. 어제 밤에는 Maoz에서 무심코 팔라플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시키고 보니까 브로콜리가 떨어지고 없었기 때문에 심각하게 실망한 느낌의 눈썹을 해 보였다. 단지 입구 안쪽 문 자물쇠를 새로 바꾸었더니 공사하는 사람들이 아침마다 열어 달라고 초인종을 눌러서 귀찮다. Kiehl에서 아미노산 컨디셔너를 삼으로써 코코넛 냄새 나는 것들을 셋이나 갖추게 되었고 오렌지 냄새 나는 것이 두 개인 것에 비해 우세다. 극작 수업에서 신인배우인 Alden을 비롯한 태반의 연기 학생들과 더불어 서로의 작품을 읽는 것을 하였고 굉장히 신났다. Lukas는 작품마다 코카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이 엔간히 못 말리는 친구인데 수업 내내 머리가 아프다고 옆에서 앵겨서 보기에 안쓰러웠다. Catrina와는 그녀 직장 근처에 있는 대한민국 뉴욕핫도그 뉴욕점에 가 보았는데 호도과자가 쓰레기맛이었기 때문에 뱉고 같이 웃었다. 날이 제법 풀린 가운데 추웠던 지난 주에 죽은 것으로 보이는 몇 거리 옆의 부랑자께서 누웠던 곳에는 R.I.P. Stevo라고 누군가 분필로 탐스럽게 그려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