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열기(radiator)는 참으로 위험한 물건이었다. 막 샜는데, 내가 가족과 보낸 일주일 동안 샌 것이 바닥 나무로 스며드는 바람에 목재가 물 먹고 팽창하여 마치 화산이 올라오는 것처럼 바닥이 커다랗게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처음에는 배관이 얼어 터지면 이렇게 되는 건가 했는데 역시 이 아파트 방마다 돌아가며 말썽 일으켰던 방열기 탓이었다. 무진장 따뜻하면 뭐하나. 그러나 예상외로 연말 일하고 싶지 않은 계절임에도 세 일꾼들이 그저께 한나절 내내 붙잡고 애써줘서 하루만에 원상복구되었다. 큰 공사였다. 방바닥 반쪽을 전부 뜯어 내고 아래 판을 일일이 두드려 펴고 난 뒤 새 바닥재를 재단하고 깎아서 끼워 넣고 위에 마감하는 것까지. 나는 한 번도 방에서 나가지 않고 소음과 톱밥과 미세먼지를 같이 뒤집어쓰면서 어깨너머로 배워 익혔다. 사실 좋은 기회다. 이제 바닥 어떻게 까는지도 알게 됐으니 나중에 집 지을 때 유용하겠다. 고등학교 내내 해비타트 하면서 벽돌쌓기부터 지붕 올리기까지 건설의 가나다도 배웠고 이런 식으로 차츰 따라잡으면 언젠간 직접 만들어 살 수 있지 않을까.
잘 마무리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안죽는 삶, 이라는 제목과 잘 어울리는 내용이네요. 방이란 것이 요즘은 참 그립고 고마운 존재라는 걸 깨닫는 순간입니다, 저에겐.
우와아…… 대박… 나중에 집 지어 사는게 꿈인가보군ㅋㅋㅋㅋㅋ 집 직접 지어놓고 살면 되게 좋을 거 같애- 나의 노력이 들어간 보금자리 크흐…
방열기 물새면 안좋아요? 내방도 새고있는데….그냥 귀찮아서 수퍼아저씨에게 아직 말안하고 있었는데…나무에 칠이 되어있어서 물이 스며들지 않길래 그냥 버티고 있었는데….흠….
나중엔 정말 집 지을 거군. 너라면 충분히 ^^ 어쨌거나 NYcity의 새해는 어땠어? 한살 더먹은 여긴 그저 덤덤 아무느낌없이 지나가네 새해 복 많이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