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른쪽 주머니에 열쇠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방문을 잠갔다.

요세미티에 있는 동안 생일이 지나갔다. 호스텔 방문에 달린 더러운 거울에 대고, 진지한 만 25세의 표정을 지어보았다. 쉽지 않았다.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등을 쫙 펴고 정면을 향해서 진정한 25세의 동작을 취해보았다. 그 역시 마음대로 되지가 않았다. 뭔가가 바뀌었구나……. 아침 아홉 시 전에는 윗층에 올라가 봐야 무료 조식으로 제공되는 베이글을 먹을 수 있다. 오른쪽 주머니에 열쇠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방문을 잠갔다. 사람이 하도 많길래 베이글에 버터조각을 빙빙 돌려서 바른 뒤 가지고 나왔다. 우물우물 씹으면서 바다 쪽으로 가서, 바다에서 차가운 커피를 마시면서 먹었다.

생각하면서 나이를 먹기 시작했다. 이번 나이는 이렇게 먹어야지, 내지는 이쯤엔 국물에서 이런 맛이 나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녹은 버터가 손에 묻어서 오전 내내 냄새가 지워지지 않았다.

  1. 리슨양

    저도 5월에 만25세가 되었다죠. 생일 축하드려요!

  2. 김괜저

    축!하!드립니다 좋을 때에요 그죠

  3. 폴라리스

    오른쪽 주머니에 열쇠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방문을 잠갔다. <- 뭔가 사건을 예고하는듯하군요.

  4. 김괜저

    이튿날 새벽 그는 같은 건물 옥상에서 싸늘한 …

  5.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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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김괜저

    누가 알아주려나 한 걸 알아주셔서 10점 드립니다.

  7.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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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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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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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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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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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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