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저렇게

괜스레 저렇게는 김괜저(@gwenzhir)의 블로그이오니 잘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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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놀았다.

엄청 오래된 글입니다. 역사적 기록으로 다뤄주세요.


어제 수업 둘 사이 시간이 비어 소호의 빈티지 옷가게인 What comes around goes around를 둘러보다가 예전부터 갖고 싶었던 붉은리바이스 코듀로이 바지를 샀다. 응, 붉은 옷 versus 푸른 옷 그거다. 사진으로 찍어 놓으니까 되게 멋있네.
오늘은 아마도 뉴욕에 온 뒤로 가장 사회성 지수가 높은 날이었지 싶다. 오전에는 marcine과 프로듀서 친구와 함께 영화 후작업을 했고 오늘까지 제출해야 했던 presidential honor scholar 강의 보고서와 봉사활동 보고서, 논문 abstract 등을 마무리하고(라고 쓰고 오늘 시작해서 한시간에 두장씩 해치우고라고 읽는다) 겨우 제시간에 냈다.
그 다음부터가 시작이었는데 우선 오늘 kevin이 gallatin 뮤지컬 신데렐라(rodgers & hammerstein)에 초연(1/2)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manaasi, jenny, usha, mita와 만났고 manaasi의 친구 둘, 하버드에서 방문해 오늘 교황(뉴욕에 머무는 중임)을 보았다고 신나하는 mita의 친구까지 만나 함께 cafetasia(퓨전 타일랜드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같은 뮤지컬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할 usha는 먼저 떠나고 나머지 우리는 좀더 밍기적거리다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manaasi의 룸메이트와 그녀의 남자친구인 mike, 그리고 나중에 합류한 noah와 예일에서 온 그의 친구를 만나 같이 신데렐라와 왕자 역의 kevin을 열심히 보았다.
끝나고 kevin을 막 흔들어주고 나서 st.mark에 있는 hookah(물담배를 여기선 이렇게 부르더라. sisha라고만 알았는데) 카페에 가서 죽치고 놀았다. 여기서 이렇게 열심히 신나게 웃고 떠들었던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 다들 굉장이 하이퍼했고 날아갈 것 같았다. 그 여세를 몰아서, t-kettle에서 버블 티 하나씩 사 들고 난 뒤에, lafayette에 있는 mike의 기숙사 방으로 갔다.
엄청난 기숙사였다. lafayette은 noah가 사는 곳이라 전에 가 본 적이 있었고 그때도 참 괜찮고 넓고 높다고 생각했는데, mike의 방은 무려 펜트하우스. 다운타운 맨해튼이 아파트 반쪽을 통해 확 열려 있는 숨막히는 전경, 대리석 화장실에 계단으로 2층이 연결된 복층 구조! 기숙사 중에서 좋아서가 아니라 정말 앞으로 십년 여기서 살래도 그스그스할 것 같은 곳이었다.
그토록 아름다운 mike의 방에서 노래 틀어놓고 떠들고 웃으면서 밤을 보냈다. jenny의 친구 한 명도 건너와서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금세 동화했다. 그렇게 경치 좋고 넓은 방에서 다들 그냥 춤추고 노래하고 웃고 마시고 하는데 살짝 진짜같지 않은 정도의 새로움이었다. 네 시가 다 되어서야 지하철을 타고 방으로 돌아왔다. 피곤하니 자련다. 이것이 나의 하루였읍니다.

  1. ko-un

    대리석 화장실만으로도 알찬 하루. 참 잘했어요 도장 쾅.

    이런 초딩식 일기(한일 나열 구조)가 나중에 읽으면 더 재밌어요. 흥미진진.

  2. 역시나그렇게

    ko-un님 : 초딩이라 행복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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