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갑자기 신경선 때문에 허리와 머리에 통증이 심해 고생하고 있다. 그제 밤엔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다. 신경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나는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전기 오르듯 아픈, 종종 불공평한 신체의 보호주의가 떠오른다. 넘어지거나 얻어맞는 따위의 둔탁한 고통에 비해 시린 이처럼 섬세한 통증은 생각만 해도 몸이 부르르 떨리고 전율은 곧잘 전염이 된다.
아침에 제1직장으로 출근하는 길은 몇 가지가 있다. 가장 빠른 길은 평촌역까지 엄마 차를 얻어타고 가서 지하철로 사당까지 가고, 사당역에서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예술의 전당까지 가는 선이다. 하지만 이 마을버스라는 것이 불쾌하기 짝이 없는 본격 출근길 시루떡 만원버스라서 좀 꺼리게 된다. 또 하나는 집 앞에서 양재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을 가던지, 뱅뱅사거리까지 가서 버스를 갈아타는 방법이다. 집에서 양재까지는 사당까지에 비해 일반적으로 길이 더 막히기 때문에 출근길에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양재역 커피빈 또는 뱅뱅사거리 카리부에 들러 갈 수 있어 여유로울 때 좋고, 아예 지하철에 들어가기 싫을 때 뱅뱅사거리-전자센터 노선은 유용할 뿐 아니라 사당역발 마을버스에 비해 기사님이 에어컨을 오싹하게 틀어 주셔서 비교적 쾌적하다. 한 번도 택하지 않은 방법은 지하철로 남부터미널까지 가는 것인데 무려 사당에서 갈아타고 교대에서 갈아탄다는 죽음의 코스이기에 몸을 사리며 살기 위해 안 한다. 사실 자가용이 있다면 평촌에서 여기 오는 건 쉬운 일이다. 터널을 타고 바로 넘어오면 되니까.
어제 저녁부터는 제1직장 회식이 있었다. 김괜저의 무사적응을 축하하는 동시에 상반기 결산의 의미를 담은 갑자기 지어냈지만 열렬한 자리였다. 전복과 오분자기가 주가 된 호화로운 수산날것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결혼을 앞둔 대리님을 두고 혼외뭐시기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는 등 참으로 흐뭇한 시간이었다. 식사 후 건너편의 노래하며 한잔하시는 방으로 가서 좀 더 놀았다. 벅차오른 누군가의 불지름으로 급기야는 중앙 무대에서 노래를 지르기까지 했다. 우습게도 밤무대 공연은 처음이다. 김건모의 핑계를 불렀다.
그저께 저녁에는 사라미와 브라질리아에서 과식 약속이 있었지만 나의 자제력으로 페페비올라로 갔는데, 해산물 스프가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이거만 먹으러 또 와야겠다.
페페비올라 해산물 스프 기억하겠어
요즘 어케 지내
좋게~
아 한국에 왔다 가시는 건가봐요
전 학기 직전까지 있을거라 시간 많을텐데.. 물어 보시지
수고스러우시더라도 사당에서 예술의 전당까지 버스 타는 것보다 지하철 한 번 갈아타는게 훠어어얼씬 빨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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