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꽉 찬 하루였다.

그렇게 누가 뭐래도 날로는 맛없는 치아바타를 구워먹고 <이민 창작 문화> 수업에 갔다. 조별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이 수업이 도대체 뭐냐면 미국 이민사 특히 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라띠노계 및 아시아계 이민문화를 중심으로 시각문화 이론과 문학이론을 바탕으로 관련 창작물과 연구들을 훑는 설명하기 곤란한 토론 중심 수업이다. 「Wow, that sounds interesting.. Okay, talk to you later.」 1학년 첫 학기에 들었던 <현대 라띠노 문화> 수업과 <인종과 민족> 수업, 그 다음에 들었던 <시각 문화개론>을 슬쩍 겹쳐 놓으면 이 수업이다. 워낙 이전 수업들에서 다룬 부분들이 되돌아오는 경향이 있어서 오히려 이 수업에서 필요한 정도로 이론을 간추리는 것이 어렵다. 특히 ‘호명(interpellation)’이라는 말만 들어도 욕을 해가며 읽은 복잡한 프랑스인들과 버클리인들의 업적이 호명되기 때문에 간단히 슥슥 넘어가야 할 때에는 엉킨 기분이다.


날로는 맛없는 치아바타를 구워먹고 그 수업을 들은 뒤에는 Hayden에서 점심을 먹었다. Mita가 밥먹자고 보낸 문자를 본의 아니게 씹었으므로 혼자 먹었다. 야채로 만든 온갖 것은 다 시도하는 구내식당답게 오늘은 곁다리로 김치도 내놓았다. 산패유(sour cream: 우리말이 너무 무시무시하다)를 곁들인 감자튀김과 샐러리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The New York Times 오늘자에는 요새같은 불황에 태어나는 세대는 대체 어떻게 살란 말이냐는 주제로 특집을 싣었다.


프랑스어 수업에서는 Eugene IonescoLa cantatrice chauve(대머리 여가수)를 함께 읽었다. 내가 이 사람 좋아하는 걸 아는 Jennifer 교수는 거의 혼자 말을 다 하는 스미스 부인 역을 내게 시켰다. 「엘렌은 우리 막내딸처럼 착해요, 우유밖에 안 마시고 죽밖에 못 먹잖아요. 마침 두 살 밖에 안 먹었죠. 여보, 우리 애 이름은 페기랍니다.」


여행 전 마지막 모임을 가진 Sophomore Scholars group에서는 여행에 관한 잡다한 마지막 공지를 듣고 나서 조금 일찍 일어나 다같이 Martin Hayes + Dennis Cahill 공연을 보러 갔다. 아일랜드 기 + 바이올린(fiddle)로 유명한 이인조. 좀 엄청나더라. HayesAll Ireland Fiddle Championship 6번 수상한 용자. Joe’s Pub 10 뒤켠에 서서 땀흘리며 듣느라 고생했지만 그럴 만한 재미가 있었다.

  1. yjham

    대머리여가수 좋아함. 좀 쓸쓸해서…

  2. 김괜저

    전 그냥 웃겨서… 쓸쓸하기 전에 이미 좋아요

  3. 할렐루현중

    소포모어 스콜라 올 간지좔좔

  4. 김괜저

    하지만 kkot nam is the best!

  5.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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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김괜저

    그거야 비교해 보고 싼데서….

  7. 마말

    ‘날로는 맛없는’ 엄청 강조하네 ㅋㅋㅋ

  8. 김괜저

    내가 이겼지

  9.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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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김괜저

    한국에서는 직접 가서 사는데 여기서는 인터넷으로 사는 편이야.
    단 아주 대중적인 모델들(D40, D60..)은 예기치 못한 곳(전문점 아닌 곳)에서 싸게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직접 돌아다니면 좋지

  1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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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김괜저

    언제인가요?

  13.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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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김괜저

    아 이런… 저 멧은 자주 가서 갤러리 가는 거 가고 싶었는데, 다음주 방학동안 여기 없을거라서. 다음에 가야 될 거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