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설레게 만든 건

날 설레게 만든 건
네가 아니고 나야
너에게 화관을 씌우고
긴 이름을 붙여주고
오일을 발랐지

아마 공유가 안 됐을 거야
내가 짜맞춘 우연이며
연출의 결과인 계시들
내 앞으로 빼돌린 잘못과
창고에 숨긴 상처들

네가 자는 동안 정원에는
장미와 백합을 심고
날씨를 계산해 열심히 물을 주었지
네가 깰 때쯤 나는 피곤해 잠들었어
나를 꿈꾸게 한 건 나니까
너의 입장도 이해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