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금 줄일 생각이다.

중국집에서 밥과 국을 사서 김치랑 명란젓과 같이 먹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식비에 조금 긴축을 가했다. 요리를 사면 큰 걸로 사서 여러 끼에 나눠 먹는다. 고국 방문을 위해 (고국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하여) 머리도 자르고 몸무게도 좀 줄이려 하고 있으므로 집에서 먹는 간식은 주로 당근과 셀러리지만, 그래도 두 번에 한 번은 땅콩버터를 찍어먹는다.

머리는 조금 더 양 옆을 세게 쳐서 올려붙였는데 마음에 쏙 든다. 얼마 전 빗을 부러뜨린 김에 좀 더 말랑말랑하고 촘촘한 새 빗을 샀는데, 그걸로 가르마를 잘 타서 하고 다니고 있다. 기온이 쑥 꺼지면서 정식 외투 위주의 차림이 되다 보니 신발도 구두를 더 신게 되고, 아무래도 좀 더 예의 바른 모습일 때가 많다. 특히 이제 잘 입지 않는 패딩 두 벌을 조만간 중고로 팔 생각이라 더 그렇게 될 것 같다. 둘 다 내가 옷을 잘 고르게 된 것으로 한창 착각하고 있을 스무살 무렵에 산 것들이라 큰 미련은 없다.

겨울에 잠시, 그리고 봄에 또 잠시, 방을 비우게 될 지 모르는 일인데 만약 그 동안 다른 사람을 살게 할 경우 내 물건들을 격리하는 방식으로 불안을 덜 겸 해서 짐을 조금 줄일 생각이다. 올해는 좀 과감히 놔줘야지. 군대 마지막 주, 점호 중에 밖에선 쓸 데 없을 재산들을 후임들에게 나눠주는 시간이 있었다. 인기 없는 보급품들은 그냥 지나가고, 다들 눈독 들이던 사제 물건들 순서가 오면 손들이 촤라락 올라가고 제일 빠른 이 품으로 모자, 가방, 체육복 같은 것들이 날아간다. 누군가에게 물려준다는 생각을 갖고 물건을 쓴다는 것은 괜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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