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섬과 공장에서 임무를 완수했다.

흔히 여행의 목적을 비즈니스와 플레져로 나누는데, 나는 둘이 마블무늬처럼 뒤엉켜 있는 여행이 좋다. 당연히 업무만 하러 가는 여행이 최고는 아니지만, 놀고 쉬는 것의 연속으로 며칠을 보내는 것도 고역이다. 사실 이번에는 만날 사람이 정해져 있고 그 시간을 일에 뺏기지 않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서울에서 하던 일(정확히 말하면 뉴욕에서 하던 일을 가져와 하던 일)을 홍콩으로 가져와 하는 일이 없게끔 NY30NY 인터뷰 편집 같은 것을 출발 전에 최대한 해 놓을 작정이었다.

그런데 <디어 매거진> 새 호를 계획하던 중, 홍콩에서 취재하면 좋은 아이템이 떠오르고 말았다. 다행히 올 봄에 이미 <디어 매거진>과 한통속이 된 해리는 이에 적극 동조하였고, 좋은 일감도 물어다주었다. 내가 어쩌다 들른 안산역 사거리에서 더위를 먹기 일보직전이 되어 도서관 그늘에서 땀을 식히고 있을 때, 인터뷰가 잡혔다며 들뜬 목소리로 걸어온 국제전화 기억이 난다. 그렇게 우리는 내 홍콩 여행 앞 부분에 인터뷰 두 건을 섞어넣었다. 하나는 랜타우 섬 한적한 곳에서 옷감에 쪽물 먹이는 청년 친구들, 다른 하나는 노쇠한 염색공장을 운영하는 중년 부부 인터뷰였다. 자세한 내용은 10월경 <디어 매거진> 5호 발표에서 다시 적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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