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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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봄에 걸었다.

지난 주 토요일. 날은 풀렸고 대기는 맑았고 하늘은 짙은 색이었다. 같이 걸을 사람도 있었고 걷기 좋은 길도 있었다. 마음을 복잡하게 하던 일터 문제도 전생의 일처럼 뇌리에서 물러갔다. 배부르면 짜증이 덜 나고 잠이 충분하면 여유도 생긴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내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데, 청명한 날씨에 기분이 이만큼이나 좋아질 일인지.

하루 종일 걸어다니면서 놀기 참 편한 곳에 살고 있어서 이 결정을 한 과거의 나에게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평범한 날이라면 이태원을 거쳐 한강진까지 걸어도 좋고, 좀 더 사색에 잠기고 싶다면 그 밑으로 이촌동을 뚫고 한남동까지 걸어도 좋다. 북으로는 직선으로 걸으면 남대문까지 금방이고, 중심을 좀 잡고 싶은 기분이라면 힘내서 광화문까지 갈 수도 있다. 남쪽으로는 여의도가 딱 다리 건너 가기 제격이고, 서쪽으로는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경의선 숲길 따라 경보로 상수동까지 가기도 한다.

지난 토요일의 코스는 해방촌에 가오픈한 집에서 펼친 샌드위치로 아점을 먹은 뒤 스토리지 북 앤 필름에 들러 후암동으로 내려온 다음, 남산을 빙 돌아 명동 플라스크까지 닿는 경로였다. 언덕도 있고 해서 땅 모양을 좀 느끼면서 걷기 좋다. 이번 주만 해도 봄꽃이 활짝 핀 곳들이 있던데, 지난 주에는 개나리가 색을 막 펼치려 하는 때여서 귀여운 맛이 있었다.

  1. tav

    walking in spring is always 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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