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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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로 여긴지도 모른다.

선유도 해수욕장

내가 대장도에서 올라가봤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새만금방조제에서 봤을 땐 자그마한 동산일 뿐이었지만, 그 섬들 중에선 그보다 높은 봉우리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았어. 그 섬에는 그게 전부였거든. 아무도 없고 우리 가족 뿐이었지. 우리는 우리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진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 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것은 아무것도 아냐. 내려와서 해질녘에 시원하게 해수욕장을 걸을 텐데 뭐.

대장도
내소사
내소사

아빠는 4~50대 동안 사진 취미를 접어두고 살았다가 이제야 다시 열심히 찍는다. 이렇게 같이 여행을 가면 나는 아빠가 메인 사진사일 수 있도록 반보 빠진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 하겐다즈를 하나씩 먹으면서 쉴 때에 사진 정리 작업을 하고 있으면 아빠가 와서 이 라이트룸 버전은 뭐가 다르냐, 오늘 광각 렌즈를 가져올 걸 하며 굳이 말을 걸어온다. 얼마 전엔 내가 낙산사에서 찍은 사진을 집에 크게 뽑아놓았다는 소식을 엄마로부터 듣고는 말없이 방문해 그걸 구경하고 갔다.

채석강
채석강

올해 먼곳 여행은 하지 못했지만 익숙했던 가까운 곳들을 짧게 한 번씩 더 가 보고, 가까운 사람들과 시간을 더 보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형편이어서 이에 감사하다. 우주 여행을 하는 사람들처럼 지금 당장 딴곳에 내릴 순 없어도 어디론가 가고 있는 것이라고 상상해 보게 된다.

변산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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