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너무 넘어져 있어

⌜세상 너무 넘어져 있어 집에 가는 길이 다 기울었네 내가 용서하는 사람은 나를 용서하지 않고 심지어 내 용서조차 이내 가짜가 되어 9호선 급행으로 도망치네 내가 잘 모르고 낯설어하는 목동 부근으로⌟

되던 게 안 되는 건

⌜되던 게 안 되는 기분을 느껴보세요. 물 속에서 뜀박질을 하는 기분 나로 가득찬 달력이 나와 무관하게 천천히 넘어가는 기분을. 지난달 나를 안다고 말했던 나에게 분필이라도 집어 던지고 빨개진 얼굴을 셀카로 찍어 남겨요. 나는 왜 해마다 나를 안다며 눈 감고 아무데로나 뛰쳐나갈까요. 나는 왜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위기의 순간에 모든 버튼을 팔꿈치로 다 […]⌟

바람이 멈추면 속상하다

⌜바람이 멈추면 속상하다 바람이 멈춘 것에 속상해만 할 것이 아니라 나가서 뭐라도 하고 어떤 말이라도 퍼뜨리고 사람들을 움직이고 기압을 올리고 내려서 바람을 다시 불게 해야 할 사람은 나인데 내가 부족한가 하는 마음에 속상하다 차라리 바람이 멈추어 속상하다 할 것을 그렇게 빙빙 돌아선 내가 속상하다 하는 것이 별 차이가 없는 것이 속상하다 바람이 멈추면 속상하다⌟

So that it may seem pleasing to you

⌜So that it may seem pleasing to you My thoughts are filtered for little bits of sand And scattered over a wide area Where men and women of the mind pick And glean and organize into a neat array That hopefully makes me look like a crazy person Whose randomest musings and perverse word associations […]⌟

은행 가는 길

⌜사람들이 던지지도 않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머리를 박박 깎을 수밖에 없었던 제이미는 소냐에게 너 없이는 은행에 갈 수 없다고 했다. 은행이 어떤지 너도 알잖아. 카페트 알러지가 있단 것도 알잖아. 은행엔 왜 소냐는 묻지 않았다. 아침에 찾아가려던 은행은 걸을지 지하철을 탈지 과정에 밀려 한 시에야 발 아래 땅이 굴리듯 입체미로의 결말처럼 그들과 마주했다. 다 왔다 소냐가 […]⌟

냄새

⌜갖은 감정을 골고루 구비해 두었는데 싸매고 있었더니 전부 상했다. 곰팡이가 피고 악취가 나고 기름진 부분에는 날벌레들이 뻑큐 모양으로 떼지어 날았다. 유용하던 때 생각 쓰레기가 없었던 생각을 하다가 높은 건물들 사이를 해가 용케 비집고 들어와 골목을 하루에 딱 십 분 한 뼘씩 달구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거기를 지나가던 환경미화원 (어쩌면 내가 알던 사람인지도?) 이 악취에 좀 […]⌟

Dunkin Donuts

⌜At a Dunkin Donuts, two kids sat at two neighboring tables, divided by a stroller with nobody in it. They waited for their fathers to come back from the counter, their fathers who knew each other from back when they joked about ever having children, which was not even that long ago. The fathers had […]⌟

더위가 가셨다

⌜더위가 가셨다 더위가여름에 일어난 일들은 일어난 채 있다나는 나를 나무라는 사람을 미워한다다만 옷깃을 여미면서 미워한다 안 되는 일을 기다린다고 나무란다혼자 흘려놓은 땀을 나무란다벗어놓은 옷을 숨길 일이야 나를 시 쓰게 하는 사람을 만나고돌아가는 길이 머니까 애매한 밤 식사 피클을 베어물면 와락 떠오른다부르지도 않은 신 기억이 떠올라나는 나를 아무라는 사람을 미워한다다만 감기를 조심하라면서 미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