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로윈을 독하게 지냈다.

할로윈 주말에 일이 많이 겹칠 것을 일찍이 알았기에, 집에서 조용히 보낼 생각이었다. (사 년 전에는 순하게 지냈다) 그런데 집에서 무도회가 열렸습니다.

그것은 동거인 Yara가 소품가게에서 가짜 피를 사 온 데서 시작되었다. 피가 한 통 있는데 할로윈을 조용히 넘긴다는 것은 성모 발현한 자리에 성당을 안 세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변신하려고 안달이 난 친구들을 초대하고, 집 전체를 과감하게 공포의 전당으로 용도변경했다.

우리 동네에 라틴계 가정용 성물(聖物) 가게들이 많아서 거기에서 각종 성상과 촛불을 사서 곳곳을 장식하고, 우리가 입주하기 전 이 건물에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한 고양이를 위한 제대를 만들었다. 고무 쥐를 덫으로 잡아서 구석구석 놓고, 시커먼 거미줄을 걸고, 빨간 장갑과 생고기 모형 같은 것들을 높은 천장에서 늘어뜨렸다. <아버지 정녕 저를 버리시나이까> 같은 걸 써서 높게 붙였다. 나는 남은 나무판자에 남은 피로 오른쪽 그림을 그려서 입간판으로 썼다. 사탕과 맥주, 뇌출혈 칵테일을 준비했다. 복숭아 슈냅스에 베일리스로 뇌수를, 그레나딘으로 혈액을 표현하는 달달한 한입술이다.

샤이어를 떠나야 돼…….
  1. 冬히

    사탄의인형욕조에..너무 무서어여 ㅠㅠ

  2. 김괜저

    피자국 잘 안 지워지네요.

  3. 떡잎

    와, 정말 독한게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파티네요. 뒷정리로 고생 좀 하셨겠어요.

  4. 김괜저

    집에서 피 튀기면 안되겠다고 느꼈습니다.

  5. young

    샤이어 굳

  6. 김괜저

    모르도르 같은 조명이 좋았어요

  7. 마말

    죽여주게 하는구나

  8. 김괜저

    끝을 봐야 …

  9.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

  10.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