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저렇게는 김괜저의 블로그이오니 잘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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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잡한 것을 이해하는 길이 단순한 것들의 합으로 환원시키는 것이 아님을 알아가고 있다.

올해의 출발은 확실히 작년과는 다르다. 작년은 얻어맞은 듯 얼떨떨해져서 출발했고 그렇지 않은 척하는 말과 행동이 앞서기도 했었다. 올해는 시작다운 시작의 기운이 있다. 스텝이 엉킬지언정 가려는 방향은 알 것 같은 기분이다.

평창이 ‘평창’이 되기 이 주 전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강원도에 다녀왔다. 금요일에 부산 당일치기 출장을 하고 새벽에 돌아와 다음날 아침에 수원에 들러 삼겹살 구워 밥 먹고 곧장 속초로 향하는 강행군이었다. 울산바위 앞 익숙한 숙소에서 시장 닭강정 먹고 스크린 골프를 치며 놀았다. 여서일곱 종류 물고기를 다양하게 구워서 먹는 해변의 구이집에서 점심. 곤드레나물 밥에 육고기 굽는 저녁. 우리 가족은 먹어본 적 없는 걸 찾아다니거나 식당을 맛집이라 부르는 일은 한사코 없지만 적당히 친숙하니 맛있는 것이 있는 곳이면 다 제쳐두고 찾아가는 편이다.

살면서 처음으로 한 직장에서 삼 년째를 맞아본다. 난 분명 많이 성숙해지고 성장했는데 회사가 크는 속도와 내야 하는 속력은 그를 훨씬 능가한다. 그렇다는 사실을 동료들의 도움으로 진단하고 받아들이고 대책을 세우거나 세워진 대책에 따르는 일에 묘한 쾌감이 있다. 그리고 잘 이끌려면 잘 따르는 게 무엇인지 진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자주 느낀다. 우리 대표는 대단한 사업가고 그가 마크해준다는 점이 나에게 굉장한 힘이 된다.

A Crude Look at the Whole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작은 요소들을 지배하는 원리를 알면 그것이 모여 만든 복잡계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원주의를 벗어나, 복잡한 것들은 복잡한 것들을 설명할 수 있는 거칠고 일반적인 탐구의 방식이 따로 있다는 말을 한다. 조직과 조직이 만드는 서비스, 서비스가 만드는 커뮤니티의 일상을 돌보는 역할을 하면 할수록 무수한 작은 것들을 아는데 왜 아무리 합치고 조립하고 통계를 돌리고 냅킨에 그림을 그려도 큰 이치가 딱 하고 나오지 않는지 원망스러울 때가 많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이 던져주는, 복잡한 것들을 이해하고자 할 때 쓰는 일반적인 도구들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직 다 안 읽음) 비단 일 차원의 탐구 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현실을 관찰할 때 해상도를 불문하고 단 하나의 이념만을 사용해 단정짓는 실책으로부터도 나를 보호해 줄 지식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1. 이정훈

    괜저님이 생각하는 ‘대단한 사업가’라는 기준이 무엇인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ㅎㅎ
    괜저님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회사의 대표는 분명 대단한 분이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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