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해에 무사히 닿았다. 2017-06-162019-05-09 작년에 비자 없어 공항에서 포기했던 상하이 여행. 재시도는 성공이다. 아 민망해. 가족과 베이징을 여행한 것이 거의 15년 전이었으니 그간 중국 본토가 어떤 모습인지 전혀 알 바 없이 지냈다는 얘기가 된다. 나 같은 사람에게 중국과 안면을 […]
나는 세상 피곤한 건 상관없다. 2017-05-09 박근혜를 탄핵하라는 구호를 처음 외치러 나갔던 날에 남대문에 내려서 통제된 세종로 따라 걸어 올라갔다. 촛불을 든 사람 확성기를 든 사람 팻말을 처든 사람들이 점점 빽빽해졌다. 분명 모두들 비슷한 말을 외치고 있었고 나도 함께하러 온 것이었지만 […]
나는 천안과 군산에 갔었다. 2017-04-122019-05-09 벌써 몇 주 된 일이 됐다. 목요일에 예비군이 잡혔길래, 금요일에 월차를 써서 긴 주말동안 천안과 군산에 머물렀다. 낯선 사람 두 명을 만나 친해진 것, 간만에 사진을 꽤 찍은 것은 소득. 시외버스와 모텔 신세로 등 근육이 […]
나는 서운한 기분도 뿌듯한 기분도 아니다. 2017-02-122019-05-09 추운 날이었는데 종일 걸어다녔다. 오른발 한쪽이 살짝 안 좋은데 그러니 더욱 걷고 싶었다. 옛날에 살던 아파트 단지에 가 보았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얼굴이 험상궂은지를 보았다. 육교를 건너다 말고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오후 네시쯤 […]
나는 <오싹한 연애>를 보고 친구를 응급실에 보냈다. 2016-12-132019-05-09 오스카와 세주가 에어비엔비를 하나 잡았다고 했다. 서울, 뉴욕, 파주에 떨어져 있는 우리들이 하룻밤이라도 모여서 허접한 영화를 보면서 놀면 재밌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당연히 너무 좋다고 했다. 당산동에 있는 숙소는 공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채택된 곳이었는데 […]
나는 미국 친구와 한국 택시를 탔다. 2016-10-08 어제 하루를 월차 썼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서울역으로 가서 공항철도 타고 오는 친구들을 기다렸다. 부쉬윅 이웃 제시카와 카일이 필리핀 여행을 마치고 뉴욕에 돌아가는 길에 서울에서 10시간을 보내게 되었던 것이다. 먼저 서소문청사 정동전망대로 데려가 지친 몸에 […]
나는 날이 선선해진 날에 걸었다. 2016-09-05 날이 제대로 선선해진 그 날 퇴근길에 상수에서 삼각지까지 걸었다. 보고 싶은 사람에게 전화도 했다. 허기를 채울 곳이 마땅치 않아 순대국 정식을 먹었다. 티비에는 인천공항에 상주하는 이대 나온 할머니에 대한 다큐가 나오고 있었다. 할머니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
나는 덥다. 2016-08-132019-10-27 회사는 덥지 않다. 우리는 더운 것을 싫어한다. 추위를 타는 사람들이 회의실로 피신해 일한다. 나도 위치에 따라 가끔은 추위를 타는데, 무인양품 서큘레이터를 사서 사무실 공기를 좀 갈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합정까지 걸었는데 품절이었다. 빈손으로 돌아오기 […]
나는 게이 바를 찾아갔다. 2016-06-182019-05-09 지난 번 공항에서 즉석 결정한 홍콩 여행 이후, 해리와 나는 어디든 함께 여행할 운명인지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번에는 도쿄였다. 지난 번의 패착을 거울삼아 환불 정책을 깐깐히 따져 결정한 에어비엔비 숙소는 GO OUT지 화보 촬영을 […]
나는 분명히 상하이로 가는 여행길에 올랐다. 2016-05-012019-05-09 2주 전 금요일에 나는 꽉 채운 배낭을 메고 출근했다. 내가 4박 5일로 상하이 여행을 떠나는 날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훌륭한 휴가 정책과 문화를 가진 회사인데도 괜한 무의식적 주저함이었는지 입사하고 4달 동안 휴가를 하루도 쓰지 않았었기에, […]
나는 정월대보름 주말에 광주에 다녀왔다. 2016-03-082019-05-09 점점 주변 사람들의 심리적, 정신적 어려움을 예전보다 더 많이 알게 된다. 점점 적게 알게 되는 것보다는 많이 알게 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요즘 비교적 남들의 얘기를 들을 여력이 있다는 점이 어떤 식으로든 드러나 보이나보다. 재작년 […]
나는 다들 똑같이 불안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2016-02-152019-05-09 다같이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코난 오브라이언과 마주쳤다. 점심은 나물 먹는 곰이란 곳에서 먹었는데 한옥 식당에 Chandelier를 틀어놓고 찌개와 나물을 먹으니 퍽 만족스러웠다. 회사에는 새로 주문한 커피기계가 도착해서, 이사 기간의 스타벅스 공동구매 체제에 끝이 났다. […]
나는 씨네필들과 어울리던 시절 친구들과 놀아버렸다. 2015-10-202019-05-09 친한 친구 캐롤이 미국 시민권을 받는 날이어서 뻔한 방식으로 축하해주려고 자유의 여신상 가는 배 타는 곳으로 친구들이 모였다. 우리는 여름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열여섯 살 때 가 보고 한 번도 안 가 […]
나는 오늘은 정말 일기같은 글을 쓴다. 2015-09-17 나는 뉴욕으로 돌아왔고, 마침 해리는 이 주 가량 중국 본토를 여행하느라 연락이 수월하지 않았다. 면허 없이 빠듯한 돈으로 닥쳐서 이사하느라 고생하는 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그게 몸과 감정의 에너지를 특히나 많이 소모했다. 그래서 내년에 […]
나는 태풍 직후 타이완에 갔다. 2015-08-292019-07-09 우리는 타이페이가 태풍 사우델로르에게 4명의 목숨을 내어준 날 그리로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행은 허락되지 않았다. 약간의 지연을 예상하며 가긴 했지만 열 두 시간이나 기다리게 될 줄은 몰랐다. 그 중 처음 너댓 시간은 얼마나 더 기다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