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인생 자평 2020-12-282021-01-04 2020년의 결과로 나는 현실이란 가공할 만한 장벽이지만 그만큼 그것에 균열을 내고 넘어서는 것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되었다.
나는 좋으나 싫으나 나와 함께다. 2020-12-272020-12-27 양치질을 하거나 화분에 물을 주다가 혼자 거울을 보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오늘은 <당돌한 여자>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그리고 <자나두> 수록곡을 불렀다.
나는 주행시험이 취소됐다. 2020-12-202020-12-20 그냥 어쩌다 보니 면허를 못 땄습니다 라고 하면 될 것을 마치 운전과는 맞지 않는 얼터너티브한 라이프스타일을 견지하는 양 살아왔다.
나는 혼술 북토크를 할거다. 2020-11-262020-11-26 12월 중순에 예정되어 있던 출판사 북토크가 거리두기 격상으로 취소된 김에 집에서 작고 조용한 북토크를 해 보련다.
나는 〈연애와 술〉에 나오는 노래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2020-11-182020-11-18 이 플레이리스트가 책을 읽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어떤 책인지 파악하는 데에도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도 쓰면서 대체로 안 들었다.
나는 책이 나왔다. 2020-11-112020-11-26 당분간 〈연애와 술〉을 쓰면서 생각했던 생각, 먹었던 음식, 들었던 음악, 걸었던 길, 읽었던 책, 도움을 받은 사람 등에 대한 잡다한 얘기를 매주 올려보려고 한다.
나는 계획이 있다. 2020-11-042020-11-26 장기 휴가에 여행은 사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답이다. 그 답이 삭제되었기에 더 머리를 써야 했다. 내가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미뤄 뒀던 일들 세 가지를 골랐다.
나는 재택근무 잘 해먹었다. 2020-09-202020-09-20 풀무원에서 쌈두부를 팔더라. 훈제 오리를 캐슈넛과 셀러리와 함께 굴 소스 약간 넣고 볶아서 오이와 같이 싸 먹었다.
나는 바로 여긴지도 모른다. 2020-09-132020-09-13 내가 대장도에서 올라가봤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새만금방조제에서 봤을 땐 자그마한 동산일 뿐이었지만, 그 섬들 중에선 그보다 높은 봉우리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았어.
나는 평균연령이다. 2020-08-082020-08-08 온라인은 대체로 의도된 언어적 메시지 전달 위주로 이루어지며 누군가를 대면해서 만날 때처럼 무언의 불편함과 어색함을 견딜 것을 강요하지 않고, 그렇기에 거기서 얻은 자신감은 사이버머니에 그치는 일이 많다.
나는 통화량이 늘었다. 2020-08-022020-08-02 전화를 하면서 걷는 일이 많아졌다. 점점 없어져가던 통화할 일이 이렇게 2020년에 다시 많아질 줄이야. 월 통화사용량이 0분 남았다는 문자를 꼬박꼬박 받는다.
나는 다시 송정이었다. 2020-07-192020-07-19 글 한 줄 뒤에는 사람이 얼마든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길 수 있는데, 한 권 분량의 글에는 도망칠 곳이 없고 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